2023-06-17 촬영일지 - M31 (안드로메다 은하)

 이게 벌써 2년 전이라니... 이때 이후로 꽤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별하늘지기 카페에 가입해 활동도 하기 시작했고, 어쩌다보니 별 관측 전문가(?) 들이 잔뜩 모여있는 카톡방에 참가하게 돼 많은 것을 배웠고, 지금까지도 배우고 있다. 그러면서 나는 안시관측(눈으로 보기) 보다는 사진촬영이 더 내게 맞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장비를 사진에 맞게 세팅하면서 후처리 방법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 사진은 그렇게 사진 세팅을 하고 본격적으로 찍은 첫 사진으로, 지금 보면 형편없기 그지없지만 기록을 위해 한번 남겨본다. 위치는 오래돼서 기억은 안 나는데, 네이버 지도를 보다 보니 용인 어디에 산 꼭대기에 주차장인지 헬기장인지가 있는 평평한 곳이 보이길래 가보자! 하고 갔던 곳이었다. 초행길인데 가로등도 없는 산길인데다 경사도 커브도 어마어마해서 겨울도 아닌데 바퀴가 헛돌면서 차가 두어번 뒤로 밀리는 쫄깃한 경험까지 하면서 올라가고 보니 군부대 앞 헬기장같은 거더라. 위치 자체는 트여있는 편이라 나쁘지 않았는데 도심에서 올라오는 광해가 적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부대 위병소 앞 조명이 미친듯이 세고 이걸 피할 길이 없어서 관측다운 관측은 할 수 없는 장소였다. 위병소 조명만 없었어도 꽤 나쁘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래도 고생해서 간 게 아까워서 망원경을 펴고 크고 밝은 대상중 하나인 M31(안드로메다 은하) 를 찍어봤다. 원본이 어디 다 있기는 할텐데 이거 하도 오래전에 찍고 만진거라 몇장 찍어서 어떻게 만졌는지 디테일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첫 딥스카이 사진. 올해는 좀 더 잘 찍어봐야지.

 

 경위대로 찍은거라 노출도 길게 줄 수 없고 찍은 것 대비 건진 것도 별로 없을거라 실제로 사용된 사진은 몇장 되지도 않을 것이고 102mm* F6 가지고는 안드로메다를 한 화면에 다 담을 수가 없어서 가장자리는 좀 잘리고 디테일도 하나도 없고 후처리도 억지로 해서 뭉개지고 경계선 보이는 어색한 곳 투성이만 내가 손수 찍고 만든 첫 딥스카이 사진이라 의미가 많다. 워터마크도 뭐도 없는데 사실 너무 후져서 누가 퍼가서 써도...ㅋㅋ

 

과거 사진부터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올릴 예정인데... 재료 마르기 전에 또 한번 나가야 되는데 요즘 영 짜게 식어서 좀 그렇단 말이지...